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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밤은공장불빛으로만환해지는게아니다. 바람에실린소금냄새, 파도에찍혀사라지는발자국, 어둠 속에서더또렷해지는항만의선, 그위로반짝이는등대가만든선명한좌표. 낯선이에게울산은대형설비와 철의도시로보이겠지만, 이곳사람들은오래전부터밤바를걸었다. 야간조업이끝난뒤, 맞교대사이에, 혹은 단단한일상의결을늦추고싶을때. 바다는쉬지않고일하는도시와묘하게박자를맞춘다. 그래서울산의밤바 는거칠고도따뜻하다. 공기중에기계음이섞여있어도, 모래는스스로의리듬을잃지않는다. 이글은그리듬을따라가보려는기록이다. 새벽의장생포에서시작해, 정자와당사로건너가북구해안을타고 내려오다, 다시동구와남구쪽포구까지이어지는여정이다. 내가직접걸으며느꼈던감각과, 일정과체력, 교 통과안전의현실적인디테일을함께적는다. 산업도시의밤바는로맨틱하기만하지는않다. 그러나무뚝뚝한 매력은오래간다. 장생포, 어둠과향수의첫박자 밤 10시이후의장생포는낮과다른표정을갖는다. 고래박물관과장생포문화마을이문을닫으면, 주변은느긋 해진다. 포구에서불어오는바람에돗자리흔들리는소리가낮은진동처럼퍼지고, 소금기가뺨에앉는다. 박물 관에서내려와포구를감싸듯걷다보면, 바다와맞닿은철제계단, 낡은목재데크, 어민들이다음날새벽출항 을준비하는그림자가차례로나타난다. 촘촘한그물과통발이바닥에서희끗거릴때, 걸음을일부러늦춘다. 밤 바는속도를줄이는일에서시작한다. 장생포야경의묘미는멀리서반짝이는정박선의미등과뒤편산업단지의불빛이같이들어오는구도다. 관광사 진처럼화려하지않다. 오히려멍하니바라보게되는농담의대비가있다. 가끔돌고래조형물옆에서셔터소리 를듣는다. 사진도좋지만, 바람의온도를체온으로기억하는쪽을권한다. 겨울은많이춥다. 체감온도는실기온 보다 2도에서 4도정도낮게느껴진다. 장갑과넥워머가있으면체력이훨씬덜빠진다. 포구주변편의점은밤 11시전후에닫는편이니물과간단한간식은미리챙기는것이좋다. 포장마차는주말에 만열릴때가많고, 늦게까지하는집도있지만메뉴가일찍동나는경우가잦다. 국물있는우동한그릇으로속 을데우고다시걸어나오는길에소금비린향이한층또렷해진다. 장생포에서밤을열었다면, 첫날의몸풀기는 끝났다. 정자, 방파제에앉아듣는철의심장소리 정자일대는울산의바다사진속주인공으로자주등장한다. 낮에는여러카페가바다를향해큰창을열고, 해 질무렵주황빛이물위에번지는장면이흔하다. 하지만밤에는진짜정자의정체성이드러난다. 방파제위로바 람이통과하는소리가일종의악기가되고, 철제구조물의딱딱한윤곽이달빛을받아간결해진다. 정자항방파제끝까지걸어가는데서너곡의음악이면충분하다. 다만바람이강한날에는체감시간이배로느 껴진다. 파도넘김이높은날, 방파제옆면으로파고가치며옅은물안개가들이친다. 이때신발이젖기쉽다. 미 끄럼방지밑창을갖춘운동화를추천한다. 힐이나얇은슬리퍼는밤바와맞지않는다. 방파제끝등대아래, 조 업선을기다리는선원두명이휴대용랜턴으로밧줄을점검하던날이떠오른다. 랜턴의원뿔빛이바닥의소금 결정에닿을때마다작은별처럼번쩍였다. 그장면하나로오래앉아있을이유가생겼다. 정자에서는가끔공단의낮은굉음을멀리서듣는다. 싫거나불안한소음이아니다. 도시의박동같은일정한울 림이다. 사진보다소리가오래남는다. 밤바탐방의핵심은듣는일이라고말하는이유가여기에있다. 당사, 바람과노을의교차점에서밤을여미다 정자에서북쪽으로당사해양낚시공원방향으로걸음을옮기면, 사람의밀도는줄고바람의밀도는늘어난다. 당 사는노을명소로유명하지만, 완전히어둑해진후에야알수있는매력이있다. 야간낚시를하는사람들의헤드 랜턴이검은수면위에수십개의작은길을만든다. 전기톱처럼날카로운촉감의바람이옷사이로비집고들어 올때, 목에둘렀던스카프를한번더감는다. 손이시려워도여기서는걸음을멈추게된다. 어둠속에서만들리 는미세한물살소리때문이다. 얕은바위턱을스치는파도의호흡은낮에듣는소리와다르다. 공기가차가우면 음은또렷해지고, 얕은여밭을치는찰나의파열음이더선명해진다.
나는당사에서종종 20분정도가만히서있는편이다. 앉을자리보다서있을자리가많다는것, 그게당사의밤 이다. 오래머물수록뼛속까지차가워지니, 이곳은머무는시간보다그시간의밀도를선택해야하는곳이다. 15 분만머물다내려가는대신, 차안에옷한겹을더두고오는식의타협이필요하다. 북구해안도로, 도로의헤드라이트와파도의박자 정자와당사사이, 혹은그북쪽의호계방향으로이어지는해안도로는운전하며보는밤바풍경의백미다. 도로 한쪽으로펼쳐진바다는낮과다른평면감을보여준다. 달빛이약한날에는주변상가불빛과차량헤드라이트 가물결을스치는방식이더흥미롭다. 운전자는시선이바다로자꾸끌린다. 동승자가있다면카메라를맡기고 운전에집중하는것이현명하다. 차를잠시세울수있는소규모주차포켓이몇군데있다. 짧게정차해창문을내리고바람을들이면, 차창밖과 안의온도차로유리가금세흐려진다. 에어컨을약하게틀어습도를낮춰야시야가다시열린다. 온도를낮게두 는대신송풍량을맞추는편이좋다. 체감으로는이렇게하는것이피로도가덜쌓였다. 운전하며즐기는밤바는 걷는밤바와다르다. 관찰자의시선이분할되기때문에, 장면을통째로잡지못한다. 대신빠르게흘러가는프레 임사이에서순간적으로조합되는이미지를즐기면된다. 공장의타워크레인이만든크고단순한실루엣, 철제 펜스의규칙적인패턴, 그사이로스치는어선의작은그림자. 반복되는요소들이도로의리듬과맞물리면서, 밤 바는하나의긴루프처럼흘러간다. 방어진과일산, 항과해변이이어붙는야간의드로잉 동구방어진항은낮에도일이많지만, 밤에와보면항구의표정이한층선명해진다. 사람의움직임이줄어들수 록물건의움직임이또렷해진다. 팔레트위얼음포대가내려앉는둔탁한소리, 급히끌려나오는호스의마찰음, 멀리서울리는경적의짧은신호. 해변보다는항구의소리가풍부하다. 방어진포구에서일산해수욕장쪽으로이 동하면분위기가달라진다. 어둠을머금은포구의실루엣에서, 갑자기평평하고길게드러나는해변의선으로 전환된다. 이변화가주는쾌감은생각보다크다. 일산해수욕장은밤에한층넓게느껴진다. 낮에는그림자가강조하는모래의요철때문에시야가거칠게느껴지 지만, 밤에는표면이고르게평탄해진다. 발의촉감은오히려더풍부하다. 수분을머금은모래가단단해져걷기 가쉬워지고, 파도가물러간자리에생긴얇은유리판같은물막을발바닥이살짝미끄러지듯건넌다. 해수욕장 끝자락의산책로로올라서면, 방어진방향에서분주하게오르내리는차량의불빛이면도날처럼길게찢겨나간 다. 여기서잠깐, 도시와바다가겹친다. 만약단체로움직인다면밤열한시이후를추천하지않는다. 목소리가쉽게퍼지고, 다른이들의조용한시간을 깨기쉽다. 두세명이가장좋다. 해변에서는누군가의속삭임이수십미터를이동한다. 서로의거리와목소리를 조절하고, 음악은이어폰으로듣자. 울산대교전망대, 불빛의강과바다의검은면 울산대교전망대는이름그대로도시의야경을전체로보는자리다. 공단의불빛이강처럼흘러내리는모습을 눈으로확인할수있는몇안되는장소다. 다리의케이블과탑이그려내는선은날씨에따라다른표정을만든 다. 습도가높은여름밤, 공기의미세한입자들이빛을한겹퍼뜨려부드럽게만들고, 겨울의맑은밤에는빛의 윤곽이날이선다. 그아래의바다는거대한검은면으로놓인다. 표면에미세한물결이있지만, 멀리서는하나의 색면처럼느껴진다. 전망대는주차가편하고, 화장실과간단한편의시설이있어초행자에게부담이적다. 다만, 바람소리와사람목 소리가뒤섞인실내에서충분히시간을보낸뒤, 꼭바깥데크로나가서체온으로공기를확인하자. 책상앞에서 지도와사진으로보는야경과현장의공기사이에는늘차이가있다. 내가가장자주서는자리는데크의오른쪽 모서리. 정면의대교보다약간사선으로, 공단과항만의불빛이서로겹치는각이다. 여기서는사진보다눈으로 오래담는게낫다. 노출을맞추다보면어둠이날아가고, 어둠이사라지면이도시의밤은힘을잃는다. 동구소나무숲길과몽돌, 발소리에맞춰걷는법
대왕암공원쪽소나무숲길은밤이되면다른길이된다. 낮의관광객행렬이사라지고, 솔향과흙냄새가주인이 된다. 포장보다는흙길이많은데, 작은랜턴한개가있으면발을헛디딜걱정이줄어든다. 숲의길은조용하지만 너무조용하지는않다. 바다에서올라오는바람이솔잎을스친소리가파도소리와겹쳐미묘한합창을만든다. 스텝을짧게해서천천히걷는것이좋다. 밤에는발목의부담을줄이고, 작은돌멩이에걸려도중심을잃지않는 다. 숲길끝의몽돌해변에내려서면, 발밑에서자잘한돌들이서로부딪히며내는소리가잔잔한빗소리처럼이어 진다. 파도가밀려올때와물러갈때소리가다르다. 밀려올때에는무겁고둔탁하게깔리고, 물러갈때는돌들이 서로를긁는소리가더선명해진다. 이소리를오롯이듣고싶다면, 사람과거리를두고앉자. 한걸음, 두걸음만 옆으로비켜도소리가바뀐다. 작은차이가만든변화에집중하면, 밤바는감각의연습장이된다. 남구장생포에서삼산까지, 도시와밤바의왕복 밤바만으로한밤을보내고싶지않은날, 나는장생포에서시작해남구삼산동쪽으로올라가도시의밤과바다 의밤을번갈아본다. 택시로 20분남짓, 거리는짧지만분위기는완전히달라진다. 삼산의네온과늦은식당, 새 벽까지불이꺼지지않는카페. 여기에잠시몸을담그고다시바다로돌아가면감각의대비가더선명해진다. 그 대비가울산밤의정체성을더잘드러낸다고느낀다. 사람들이떠드는소리, 커틀러리가맞부딪히는소리, 커피 머신의증기소리. 그모든소리가공단의굉음과바다의훅훅거리는숨과, 결국은같은도시의다른호흡이라는 사실을확인하는과정이다. 한번은자정무렵삼산에서나와택시기사님과장생포얘기를나눈적이있다. 기사님은십수년전만해도장 생포밤바는조용히걷는어른들뿐이었다고했다. 요즘은사진찍으러오는젊은사람들이많아졌고, 그들이머 무는시간이길어진덕분에주변편의점도좀더늦게까지문을연다는얘기도덧붙였다. 도시의생태는이렇게 조금씩움직인다. 관광과삶의균형을맞추는데에는시간이필요하다. 밤바를걷는우리는그균형을존중해야 한다. 안전과예의를위한가벼운체크리스트 파도, 바람, 강수예보확인. 너울성파도가예고된날은방파제접근을피한다. 발목을지지해주는신발과 얇은겉옷, 장갑. 체감온도대비장비를한단계높게. 작은랜턴과여분배터리. 스마트폰플래시는비상용 으로만. 쓰레기는모두되가져오기. 특히담배꽁초와일회용컵. 사진촬영시플래시는최소화. 낚시와조 업의시야를방해하지않기. 바람의방향에따라달라지는밤바의표정 동풍이강한날과서풍이강한날, 같은장소라도체감은크게바뀐다. 정자와당사처럼탁트인곳은동풍이세 면파고가높아지며물보라가잦다. 반면방어진내항처럼비교적닫힌공간은바람의영향이상대적으로적다. 겨울북서풍이부는날은울산대교전망대의바깥데크체감온도가크게떨어진다. 오래서있다보면손이굳는 다. 이럴때는포지션을실내와실외로번갈아가며잡는것이좋다. 바람은소리의질감도바꾼다. 정면에서불어오는바람은파도소리를손등으로눌러서납작하게만든다. 측풍 은반대로마이크를옆에둔것처럼소리를넓힌다. 오피녹음을하는사람이라면, 윈드실드가있는마이크를추 천한다. 휴대폰으로도충분하지만, 바람소리로녹음이망가지는경우가잦다. 야간사진가와산책자의공존법 밤바에서는사진가와산책자의시간이겹친다. 삼각대를펴는순간공간의점유가늘어난다. 오래점유하면다 른사람의동선이꼬인다. 사진가에게는짧고효율적으로자리잡는기술이필요하다. 산책자는빛에예민하다. 손전등을직접비추지말고, 발밑으로향하게하는습관이좋다. 서로가서로의밤을존중하면, 어떤장소라도공 동의공간이될수있다.
사진을찍는이라면노출을과감히낮춰어둠을남겨두자. 공단의하이라이트가날아가면되돌릴수없어도, 어 둠은그래야울산의밤이울산의밤으로남는다. 산책자라면두세장의사진만남기고렌즈를덮어도충분하다. 나머지는기억의이미지로두자. 실제로, 이도시의밤바는사진보다후각과촉각, 청각의비중이크다. 소금기 섞인냄새, 미세한물기, 공기의밀도. 이감각을기록하는글이늘부족한이유는이미지보다전달이어려워서 다. 직접걸어야한다. 산업의불빛을바라보는윤리 울산의야경은산업의결과다. 그불빛은생산의리듬을나타내고, 그리듬은노동의시간으로구성된다. 빛을소 비하는입장에서우리가잊기쉬운맥락이다. 항만과공장의경계를넘지않는것, 조업과낚시의동선을방해하 지않는것, 사적공간을촬영하지않는것, 사소해보이지만밤바문화의밑거름이된다. 한번은방파제에서무 심코플래시를터뜨린사진가때문에낚시꾼의채비가엉킨장면을봤다. 십분쯤이어진설전끝에서로사과하 고끝났지만, 작은배려하나면피할수있었다. 도시의경제가만드는풍경을감상하는일이불편하게느껴질때가있다. 그불편함을무시하거나과장하지말 고, 그사이어딘가에서개인의감상을자리잡게해야한다. 그게울산에서밤을걷는사람의태도다. 복잡한마 음을안고도, 우리는파도소리를듣고, 등대를바라보고, 모래를밟는다. 그행위자체가도시와의대화다. 계절에따른밤바의정수 봄의밤바는짧다. 황사와미세먼지가얇게끼고, 바람이서늘하다. 긴시간걷기보다짧게나누는것이좋다. 초 여름은가장걷기편한계절이다. 모래의온도와공기의습도가균형을이루고, 낚시객도적당히분산된다. 장마 철에는바람의방향이수시로바뀌니갑작스러운소나기에대비해야한다. 비가올때의밤바는의외로매력적 이다. 수면과도로, 금속난간이한꺼번에젖으면서빛을넓게반사한다. 다만방파제는위험하니접근을삼가야 한다. 가을은별을보기가장좋은시기다. 울산대교가등뼈처럼도시를가로지르고, 상공의별들이그위에박힌다. 대 기의투명도가높아공단의불빛도도려낸듯선명하다. 겨울은강하지만보상이있다. 사람의밀도가낮고, 소리 가먼곳까지이어진다. 장갑속손이시려워도, 그날의밤바는긴여운을남긴다. 현실적인이동과시간배분 핵심구간을한밤에모두돌겠다는욕심은내려놓는편이좋다. 장생포 - 정자 - 당사 - 방어진 - 일산 - 울산대교 전망대, 이모든곳을한번에이어가면이동만으로도세시간이넘는다. 걷는시간을합치면다섯시간은금방 지나간다. 도시와바다사이의리듬을느끼기에는과하다. 하루에두곳, 길어야세곳이적절하다. 장생포와울 산대교, 정자와당사, 방어진과일산처럼맞물리는조합을추천한다. 대중교통은낮보다야간배차가드문편이다. 버스는 20분에서 40분간격으로줄기도한다. 택시는비교적수월 하지만, 심야에는호출이몰리는시간대가있다. 귀가시간만큼은여유를두자. 자차라면주차장의게이트운영 시간을확인해야한다. 일부공원주차장은자정에폐쇄한다. 밤바를오랫동안좋아하게만드는작은습관 출발전에 10분간스트레칭. 종아리와발목을풀면다음날근육통이훨씬줄어든다. 뜨거운물이담긴텀블 러한병. 바람이센날, 한모금이체온을지켜준다. 촉촉한손수건. 소금기와모래를닦아내면피부가편하 다. 청각을위한휴식. 이어폰을잠시빼고바람과파도를듣는시간. 두번째사진은한시간뒤. 첫느낌으 로찍고, 돌아올때한장더찍으면차이를알게된다. 마무리, 울산의밤을오래기억하는방법 야경이아름다운도시는많다. 하지만밤바가도시의심장과이토록가까이붙은곳은흔치않다. 울산에서는산 업의불빛과바다의어둠이서로를밀어내지않는다. 때로는섞이고, 때로는평행을유지하며, 어느지점에서는
엇갈린다. 그관계의미묘함이울산밤바의감성이다. 현장에서몇번의계절을보내면알게된다. 밤은단일한 색이아니라는걸. 같은방파제라도바람의방향, 파도의높이, 근무교대의타이밍, 구름의양에따라완전히다 른표정을보여준다. 나는아직도정자방파제끝에서들었던그작은금속성울림을잊지못한다. 멀리공단에서건너온소리였는지, 내발밑난간이떨리며낸공명이었는지알수없다. 그소리가바다의깊은저음위에얹혀한박자반짝이던순 간, 산업도시의추상적이미지가유기체처럼느껴졌다. 그날이후, 울산의밤바를걸을때면늘속도를낮추고귀 를연다. 도시가하는말을더잘듣기위해서다. 밤은누구에게나공평하지않다. 어떤이에게는노동의시간이고, 또다른이에게는휴식의시간이다. 이불균형 을안고도우리는밤의해변을나선다. 모래가발을지지하고, 바람이등을민다. 항만에서새벽을건너오는배가 보이면, 다음밤의루트를그려본다. 장생포와방어진사이어딘가에서다시걸을것이다. 그때도, 이도시의밤 은모래위에서부드럽고, 물가에서단단하며, 공중에서은은할것이다. 그리고우리는조금더느리게, 조금더 조용히, 같은길을다시밟을것이다.